[정문일침223] 러시아의 전설 미그기(MIG)와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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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241회 작성일 17-04-0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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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일침223] 러시아의 전설 미코얀과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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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09 [06:22]  최종편집: ⓒ 자주시보

 

 

 

미그기라면 구소련에서 나온 유명한 전투기라고 한국에서 아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왜 미그라고 불렀는지를 아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1938년에 연구제작하기 시작한 이 비행기는 두 설계가의 성씨인 미코얀과 그레비치에서 첫 글자를 따서 이름이 붙여졌다. 미코얀의 전칭은 아르춈 이반노비치 미코얀(1905~1970)로서 과학계에서 죽 일해왔다.

 

▲ 러시아의 전설적 전투기 설계가 미코얀     © 자주시보, 중국시민

 

소련에는 정계에서 이름을 날린 다른 미코얀이 있어 어떤 사람들이 두 미코얀을 한 사람으로 헷갈리기도 하는데 정치인 미코얀은 설계가 미코얀의 형님이다. 전칭은 아나스타스 이반노비치 미코얀(1895~ 1978)으로서 레닌 시대부터 브레쥬네프 시대까지 55년 동안이나 정계에서 그것도 다수 시간 핵심권에서 활동했다.

 

▲ 러시아 정치인 미코얀     © 자주시보, 중국시민

 

소련은 첫 사회주의국가로서 내외환경이 굉장히 복잡했고 정치계에 변동이 많았으며 정치투쟁이 때로는 숙청도 불러왔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기에 미코얀이 정계에서 쓰러지지 않은 건 기적이다. 따라서 그에 대한 유머들이 나왔다. 그 가운데 하나를 보자.

 

어느 날 스탈린이 정치인들을 불렀다. 마침 비가 내리던 때라 모두 젖은 모습으로 나타났는데 미코얀만은 마른 모양을 유지했다. 스탈린이 이상스러워 원인을 물어보니 미코얀의 대답인즉 나는 빗방울들 사이로 왔다는 것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게 실제로 미코얀이 한 말이라고 주장한다. 걱정 말아, 비는 나를 적시지 못한다, 나는 빗방울 사이로 피하면서 갈 수 있으니까.

 

유머였던지 실말이었던지 미코얀이 여러 차례의 정치투쟁에서 특별히 튀지 않고 적당히 중도입장을 취했던 건 역사사실이다. 본인의 실무능력이 뛰어났고 대권야심도 없었기에 일정한 틀과 세력범위들이 잡힌 소련의 정계에서 적당한 중도유지가 가능했다고 보인다.

 

지난 3월 10일 한국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인용한 다음 국민의 당 대선후보로 꼽히던 안철수 전 대표가 결과를 환영하면서 그동안 촛불시위에도 태극기집회에도 나가지 않았음을 거들면서 어느 편에 기우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게 바람직했었다는 주장을 폈을 때, 필자는 아 저 사람이 지금껏 움직이지 않았었구나 하면서 새삼 놀랐고 빗방울 사이로 걸어다녔다는 미코얀을 떠올렸다.

 

촛불시위들에 열성스레 참여했다는 이재명 성남시장이나 태극기집회들에 빠짐없이 나갔다나는 김진태 의원이 쉽지 않은 건 분명하다. 특히 춥고 눈이 오는 날에도 거리에 나간다는 게 어디 간단한가. 그런데 중량급 정치인으로서 촛불시위와 태극기집회가 해와 달을 넘기며 열띤 화제들을 만들어내는데도 어느 모임에도 나가지 않는 것 대단한 참을성의 산물이다.
 
하기야 대권을 겨냥한지 오랬고 적수를 문재인으로 설정한지 오랜 안철수 후보로서는 정상적으로 금년 말에 대선이 치러진다면 오히려 더 유리한 입지를 다졌을 수도 있었으니까, 지난 해 말부터 터진 탄핵사태나 촛불시위가 썩 반갑지 않은 변수일지도 모른다. 시위와 집회 기간에 안철수 후보가 보여줬던 미적지근한 태도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밑지지 않겠다는 정치적 계산을 말해준다.

 

중간위치에 서있던 사람이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다음에는 국민을 아우르는 대통령으로 되겠다면서 나섰다. 국내에서 빗방울 사이로 걸어다니지 않고 커다란 우산을 들어 중도와 보수, 그리고 진보의 일부도 가려주겠다는 판이다. 그처럼 큰 우산이 있는지 그처럼 큰 우산을 추켜들 힘이 있는지가 우선 의문이고, 그런 우산 밑에 들어가겠다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는지도 의문이다. 비바람 부는 날 우산을 써본 사람들이 다 알다시피 우산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우산을 바로 쥐지 못하면 우산이 망가지거나 뒤집히거나 날아나 버린다. 요즘 상당수 언론들이 안철수를 띄워주고 《조선일보》는 심지어 “득음”까지 운운하던데, 보수의 대표로 불리는 언론사가 한때는 반기문 한때는 안희정을 찬미했던 전례들과 대조해보면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국제문제에 대해서도 대체로 중도입장을 취하던 안철수 후보가 급기야 사드반대입장에서 찬성입장으로 돌아서면서 줄서기를 선고했다. 국민의당 당론이 사드배치반대인데 후보가 먼저 일방적으로 찬성을 발표하고는 이제 당을 설득하겠다니 이런 건 패권이 아닌가 의문이 든다. 한국의 정당정치는 정말이지 암만해도 잘 이해되지 않는다. 당내 경선에서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국민의당 당원들 가운데서 사드반대자들도 꽤나 되겠는데 배신감을 느끼지나 않을까? 허나 결과를 뒤엎을 방법은 없다. 대선투표에서나 어떻게 해볼까?

 

안철수라는 인물에 잠깐 가졌던 호감을 잃은 지가 여러 해 된다. 당년 정계 초보였던 안철수 씨가 서울시 사장선거를 앞두고 놀라운 지지율을 가졌으나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해서 소문이 났었는데, 만약 선거에 참가해서 순조로이 서울시 시장이 되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박원순 시장만큼 해낼 수 있었을까? 가령 서울시 시장을 괜찮게 해서 연임에도 성공했더라면 촛불시위 성공요인의 하나로 꼽히는 경찰물대포 물 공급 중지를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었을까? 그 성격이나 그 이념에 비춰보면 거의 불가능하다는 답이 나온다. 서울시 시장을 했더라면 안철수 신화가 깨어진지 오래고 지금 그 무슨 안풍이 불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타이완에서 역시 의사 출신으로서 정계에 뛰어들어 타이베이시 시장선거에서 놀라운 승리를 거뒀던 커원저(柯文哲)가 완전히 헤매면서 이미지가 신속히 흐려진 사례를 보면 안철수 시장도 별로 낫지 못하리라.

 

그런데 안철수 대통령? 국제정세가 안정된 시대라면 혹시 중도에서 적당히 현상유지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허나 비바람이 유달리 거센 요즘 언제 폭풍우가 몰아칠지 모르는 시대에는 안철수 대통령을 상상하는 자체가 불안스럽다. (끝) 원문출처/자주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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