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를 자꾸 봉건이라 부르는 것은 일제국주의의 침공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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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812회 작성일 17-06-2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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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봉건적’인 ‘봉건조선’이라는 말

 

시간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진보에게

 

김갑수 | 2017-06-23 1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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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봉건적’인 ‘봉건조선’이라는 말
- 시간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진보에게


조선을 ‘봉건사회’라고 말하는 사람은 크게 줄었지만 아직도 진보 측에서는 여전히 조선을 봉건사회라고 확신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들은 ‘조선의 봉건적 이데올로기’니 ‘조선의 봉건사상’이니 하는 말들을 무심코 발설한다. 특히 고령층 진보인사들의 뇌리에는 ‘조선은 곧 봉건 국가’라는 도식이 뿌리 박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정말 조선은 봉건국가인가? ‘봉건’이라는 개념은 서양의 봉건제도에서 나왔다. 봉건제의 의미는 대부분 알 것이다. 하나의 통일국가를 이루지 못하고, 한 명의 영주가 한 지역의 군주가 되고 그 영주와 계약을 맺은 기사가 해당 지역의 군대 역할을 했던 것이 유럽의 봉건제였다.

영주와 기사는 기득권 세력이었고 그들 아래에 농노가 있었다. 그런데 사실상 생산 주체는 농노들이었다. 그들은 농사를 짓고 수확의 대부분을 영주에게 바쳐야 했다. 영주는 그 돈의 일부를 기사들에게 주었다. 농노들은 뼈 빠지게 농사 지어 겨우 밥이나 먹고 살 정도였고 영주의 땅을 죽을 때까지 벗어날 수 없었다.

조선시대는 이와 판연히 달랐다. 조선의 왕은 전 지역을 국가가 다스리도록 체제를 정비했다(물론 변방은 예외). 이로써 조선은 이른바 모범적인 중앙집제 성취한 것이다. 각 지방에는 중앙에서 임명직 관리를 파견하고 세금은 모두 국가가 거둬 가고, 관리들에게는 봉급을 주는 체제였다. 이런 우수한 체제는 유럽에서는 근대 자본주의 이후에나 이루어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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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중앙정치기구 (편집입력/재캐나다동포전국연합회)

 

조선 초기 농업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달하여 수확량이 고려 때보다 두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따라서 농민은 수확 후 세금을 내도 제 나름 먹고 살 수 있었으며, 싫으면 집을 떠나 화전민이나 유랑민이 될 수도 있었다. 요컨대 조선에는 정치적이건 경제적이건 봉건적 요소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왜 우리는 조선을 자꾸 봉건이라 부를까. 이는 제국주의의 침공 때문이었다. 일제는 “일제 식민 통치 덕분에 조선의 근대화가 앞당겨졌다.”고 둘러댔다. 근대 자본주의 사회의 특징은, 영주-기사-농노로 구분되는 신분제가 사라진 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노예 해방은 이보다 훨씬 후에나 이루어졌다. 반면 조선은 이미 1801년 공노비 해방 조치를 단행했다.

조선의 일반 백성들은 과거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고 실제로 대량의 합격자를 냈다. 조선은 과거제를 십분 활용하여 대부분의 관리를 국가가 임명했다. 조선이 신분 없는 사회는 아니었지만 유럽 봉건사회의 신분제와는 천양지차로 수준 차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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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세대의 과거시험 (편집입력/재캐나다동포전국연합회)

 

근대 자본주의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중앙집권, 기술문명, 그리고 신분해방이다. 이 중에서 중앙집권은 이미 조선 시대에 성취한 요소이며 나머지 두 측면에 있어서도 근대 자본주의가 해주었거나 도와주었다고 볼 수 없다. 나는 조선은 제국주의 침략으로 인한 근대 자본주의가 아니었더라도 이런 것들을 얼마든지 더 일찍 자력으로 해냈을 것이라고 본다.

나는 아래 오항녕 교수의 견해에 100% 동의한다.

“결국 조선은 봉건 사회도 근대 사회도 아닌 셈이다. 봉건이나 근대라는 개념은 서양사에서 나온 개념이기 때문에 그 기준에 한국사를 끼워 맞출 필요가 없다. 오히려 우리 역사만의 독자적인 용어와 구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봉건제가 아니라면 뭐라고 해야 할까? 다음 글에서 논의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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