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평양 방북기 (1) <북중 정상회담하는 날 평양의 하늘은 맑았다> 정기성 ‘6.15뉴욕지역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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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043회 작성일 19-07-1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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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평양

 



방북기 (1)  <북중 정상회담하는 날 평양의 하늘은 맑았다> 

 

정기성 ‘6.15뉴욕지역위원회’ 부위원장 / 민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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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9일 점심 때 찾은 옥류관. 관광객과 평양 시민들로 붐벼 한참을 기다려서야만 했다. [사진 : 정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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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란봉 공원 입구에 서 있는 해방탑. [사진 : 정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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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란봉 대동강 쪽에 서 있는 감찬정. 휴일에는 많은 시민들이 찾는 곳이지만 북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날에는 한가했다. [사진 : 정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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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란봉 감찬정에서 바라다 본 5.1경기장과 릉라인민공원. [사진 : 정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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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방산호텔 커피점의 박은주(왼쪽), 조금이 봉사원. [사진 : 정기성]

 

 

5일이나 기다려야 했던 평양행

지난 6월 17일 어렵게 평양에 도착했다. 올 들어 급증한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들로 평양행 비행기나 국제열차 표를 구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5일을 더 기다린 후 간신히 중국 심양에서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도착한 다음 날부터 이틀 동안 내내 비가 내렸다. 젊은 안내선생이 “올해 가뭄이 들어 평남지방 물 공급에 온 나라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단비가 내린다”라고 말했다.

가뭄해소의 반가움이 앞섰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세기의 행사가 될 시진핑(북에서는 습근평이라고 부른다) 주석의 평양 방문행사가 걱정이 됐다.

“걱정마시라요. 그런 일정은 다 날 잡아 합네다.”

전화기로 날씨를 보니 정말 시진핑 주석이 평양에 도착하는 20일은 화창한 날씨다.“아! 그렇구나. 려명 거리, 미래과학자 거리 등 거대한 아파트 단지를 단 일 년 만에 하나씩 일떠세우는 나라 아닌가.”

다시금 과학기술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18일 저녁을 먹고 잠시 비가 그친 대동강 강변을 산책했다. 오른쪽으로 최근 연간에 새로 건설된 조선중앙은행과 평양은행 건물이 높게 서 있다. 멀리서 한 여성이 스마트폰으로 통화를 하면서 걸어온다. 전국적으로 600만대 가량 보급된 손전화기는 이제 북녘에서도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조금 더 걸어가니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 나온 여성이 보인다. 강가에는 굳은 날씨에도 낚시를 하기 위해 나온 강태공들이 많다. 대부분 은퇴한 분들이란다.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남녀들의 모습도 보이고, 학교교복을 입고 깔깔거리며 웃으며 걸어가는 아이들도 보인다. 평화로운 일상이다.

20일 해방산 호텔 앞의 아침 분위기가 다른 때보다 싱그럽다. 오늘밤 5.1경기장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참가한 가운데 집단체조 공연을 할 텐데, 이리 저리 바쁜 평양의 아침 인민대학습당 주변을 지나는 많은 사람들이 모두 손님맞이에 바쁜 사람들처럼만 보인다.

아침에 만난 안내선생이 자랑스럽게 자기 스마트폰으로 시진핑 주석의 기고가 실린 로동신문 기사를 보여준다. 다른 나라의 최고지도자가 방문하기 전 특별기고를 로동신문에 싣는 경우는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시 주석은 개인으로는 2008년 부주석으로 있을 때 방문한 이후 두 번째 방문이지만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2005년 후진타오 주석의 평양방문 이후 14년만의 큰 행사다. 북으로서도 정치적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조중친선’, ‘불패의 친선’

점심을 먹기 위해 옥류관으로 가는 길, 창전거리에는 ‘조중친선’, ‘불패의 친선’ 등 북중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양한 선전문구들이 나붙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옥류관이 휴관이란다. 전날에 왔을 때 중국관광객들이 잔뜩 있어서 입장하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다. 한번에 5천명을 수용한다는 큰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그들 말처럼 손님들에게 무한의 봉사를 하는 분들이 쉬는 날이라니 아쉬움을 느끼는 것조차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럼 고려호텔로 가자. 고려호텔 냉면은 북에서도 옥류관 다음으로 알아주는 맛이라는 걸 예전 방문했을 때 들은 적도 있었다.

“시진핑 주석이 오늘 온다 해서 어제부터 거리가 분주한 것 같은데, 언제 어느 거리가 차량 통제 되는가?”

가는 길에 ‘운전사 동무’에게 물으니 염려 마시란다. ‘운전을 전문으로 하는 분들이니 어느 거리가 통제되는지 잘 아실 테지.’ 마음을 푹 놓고 이동하는데 갑자기 정면 큰 사거리에서 사이드카 교통보안원들이 도로를 막고 모든 차량을 우측 방향으로만 이동시키고 있었다.

“어! 이게 아닌데 왼쪽으로 갈 수 있는데...”

기사 동무가 난감한 모양이다. 오른쪽을 돌아 쭉 가는데 앞쪽이 차량들로 꽉 막혀 있다. 앞쪽 사거리 근처엔 평양 시민들이 손에손에 조선 국기와 중국 국기, 그리고 흔히 보았던 분홍 빨강으로 된 꽃술들을 들고 모여들고 있었다.

저기로 두 정상의 차량행렬이 지나갈 것이란 생각에 “우리도 좀 기다려 보고 가면 안 됩니까?”라고 물었다. 평양 거리를 지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을 직접 볼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였다.

“아! 정 선생 그럼 점심도 못 먹습네다.” 안내선생이 차량이 언제 지나갈 지도 모르니 그냥 가잔다. 아쉽지만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나야 점심 쯤 참을 수 있겠지만 안내선생과 운전기사 동무를 점심까지 거르면서 마냥 기다리게 할 수는 없었다.

돌고 꺾고 골목마다 막히는 길을 1등 운전기사 성철 동무 때문에 가뿐히 고려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운전기사 성철 동무는 나이가 마흔인데, 1등 기사자격증이 있는 차량사업국에서도 최고참급 운전사란다. 대형트럭, 버스 등 모든 차종의 운전자격증이 있음은 물론 차량고장 시 즉석에서 해결할 수도 있을 정도의 차에 대한 전문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1등 기사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아주 조용하면서도 성실함이 느껴지는 정겨운 사람이다.

역시 명성에 걸맞게 고려호텔 냉면은 옥류관 냉면과 비견될 수 있을 정도로 일품이었다. 안내선생의 말로는 옥류관과 고려호텔 두 군데 만큼은 자체 생산기지를 꾸리고 음식재료들을 자체로 보장한다고 한다. 그만큼 냉면에 한해선 전문성을 갖춘 식당들이란다. 아마 그래서 그 맛이 그렇게 독특하게 유지가 되는가 보다.

점심 후에도 다시 환영행렬에 가보고픈 생각이 굴뚝같았으나 보안상 환영인파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미리 확정되는 정도는 그간의 방문을 통해 대강 알고 있던 터라 안내선생을 조르는 건 포기하기로 했다.

 

뒤에 들으니 시진핑 주석은 11시 40분경에 평양공항에 도착해 환영행사를 마치고, 창전거리, 려명거리를 거쳐 금수산기념궁전으로 갔다고 한다.

2부에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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