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조국의 한 언론인이 현재 남한의 숭미수구세력들의 좌표를 명쾌하고 신랄하게 분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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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788회 작성일 18-05-0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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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카나다동포전국련합회)

몰락해가고 있는 남한의 반공 숭미 수구세력(태극기와 성조기부대, 십자가장사에 눈이 멀어 있는 일부 개신교 등) 과 낭떨어지 앞에 서 있는 자유한국당의 현재 좌표를  경향신문 이대근 논설주간이 신랄하고 명쾌하게 분석하였습니다. 원문을 소개합니다. (재카나다동포전국련 편집실)  

 

 

[이대근 칼럼]존 프롬은 오지 않는다

 

​이대근 논설주간 / 경향신문 
 

 

남북정상회담을 엿새 앞둔 토요일 오후였다. 세종문화회관 근처까지 온 버스가 움직이지 않았다. 한참을 지루하게 기다린 끝에 간신히 내리니 ‘남북정상회담은 위장평화전술’이라는 팻말을 든 시민이 길을 가로막았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내건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급히 지나치느라 보지는 못했지만, 십자가 들고, 군복 입은 이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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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경향신문)

 

 

[이대근 칼럼]존 프롬은 오지 않는다

 

따로 있으면 특별한 의미가 없지만 한데 뭉치면 강렬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사물(四物), 태극기·성조기·십자가·군복. 사물은 모두 북한·미국과 관련이 있다. 반공주의·숭미주의에 기반한 개신교, 인공기가 아님을 자랑하는 태극기, 북한을 응징하고 남한을 수호하는 성조기, 북한을 물리치는 힘의 상징 군복. 이 ‘태·성·십·군’ 4자 동맹을 대표하는 건 당연히 성조기다. 성조기는 개신교, 북한 응징, 남한 수호, 힘 모두를 상징한다. 

 

18세기 유럽인이 범선을 타고 남태평양 섬을 방문했을 때, 그곳의 멜라네시아인들은 화물칸에서 쏟아진 진기한 물건에 경외심을 느꼈다. 멜라네시아인은 그들을 변장한 조상이라고 믿고 반신(半神)으로 모셨다. 태평양에서 흔한 이 ‘화물숭배’는 오늘날 한반도 남쪽에서는 성조기 숭배로 나타난다. 21세기 한국의 샤머니즘이다. 성조기 숭배자에게 우주는 북한과 미국 간 선악의 대결장이다. 그런데 요즘 선악 구도가 흐릿해지고 있다.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악마가 할 말 같지 않다. 대북 초강경파로 외교안보팀을 재구성한 극우 트럼프는 하루가 멀다 하고 김정은과 문재인에 찬사를 보낸다. 천사가 할 말 같아 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샤머니즘이 도전받고 있는 것이다. 그들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제1야당의 처지도 다르지 않다.  

 

2년 전 총선에서 민주당에 제1당 자리를 내준 이래 자유한국당은 지금까지 불운의 연속이었고, 더불어민주당은 행운의 연속이었다. 민주당이 특별히 잘한 것이 없는데도, 문재인 정부의 국정 수행이 모두 만족스러운 것이 아닌데도 그랬다. 보수세력이 구르고 뛰어봤자 집권세력에 작은 진동도 전해주지 못한다. 둘은 다른 시공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한국당은 2년 뒤의 총선에 희망을 걸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때 태평양 타나 제도에 주둔한 미 공군은 타나인 1000명을 비행장과 군사기지 건설에 동원했다. 그때 타나인은 자신들이 꿈도 꾸지 못한 것을 미군이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타나인은 대나무로 송신탑을 세우고 활주로를 만들었다. 미군이 한 대로 하면 자신들도 미군처럼 놀라운 것들을 가질 수 있으리라 믿은 것이다. 또한 대나무를 깎아 모형 전투기·헬멧·소총을 만들어 그걸 성상(聖像)으로 삼았다. 가슴과 등에는 USA라는 글자를 새겨 넣었다. 그리고 미군 병사 중 한 명인 존 프롬을 메시아로 삼았다. 전쟁은 끝났고 미군은 모두 떠났다. 

 

그러나 이들은 1957년 2월15일 성조기를 게양하고 존 프롬 교를 공식 선포했다. 이후 매년 2월15일 존 프롬의 날 행사를 연다. 이 행사 때는 모조 군복을 입은 노인, 대나무 소총을 든 이, 미군 기념품인 모자·티셔츠·외투를 걸친 이들이 행진을 한다. 이렇게 하면 존 프롬이 돌아와 놀라운 선물을 나눠줄 거라고 믿는다.  

 

한국당도, 기다리면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하락하고, 이탈자들이 한국당으로 몰려올 거라고 믿는다. 그러나 지난 총선 이래 그런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한국당이 주술에서 깨어나, 지체된 시간을 자각하고 대나무 송신탑이 아닌, 자신들의 무너진 집을 다시 세운다면 달라질 수는 있다. 그러나 시간이 없다. 불과 한두 달 만에 세상이 이렇게 변할지 누가 알았겠는가? 한국당은 감당할 수 없는 속도다. 김정은·트럼프가 직접 나서서 ‘이봐 세상이 바뀌고 있어, 정신 차려’ 하며 친절하고도 분명한 신호를 보내도 알아채지 못하는 게 한국의 보수집단이다. 물론 한국당의 비상대비책이 있기는 하다. 자연의 힘을 이용하는 주술사인 드루이드 중의 드루이드가 구원해주기를 빌고 또 비는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새로운 샤먼, 드루킹을 모시고 있다. 하지만 드루킹이 대나무 소총이라는 걸 깨달을 때는 너무 늦다.  

 


 

2년 뒤 가속도는 상상할 수 없다. 보수의 성채였던 군은 군비통제로 군살이 빠질 것이고, 냉전에 기반한 법제도는 사라지고 신자유주의·반북주의는 유물로 변하면서 보수의 정신적, 물적 기반이 붕괴될 것이다. 지금 지구인은 문재인·김정은·트럼프라는 강력 엔진 세 개를 장착한 우주선을 타고 다른 지구를 찾아 떠나려 한다. 한국당이 당장 탑승 예약을 하지 않으면 버려진 지구에서 홀로 살아야 한다. 존 프롬은 돌아오지 않는다.  

[원문출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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